el런던에 처음와서 집을 구할 때부터 이스트 런던은 위험한 동내라고 알고 있었다.
화이트 채플(Whitechapel), 해크니(Hackney), 브릭스톤(Brixton), 엘리펀트앤캐슬(Elephant & Castle) 그리고 오늘 소개 할 쇼디치(Shoreditch)가 대표적으로 위험하다고 알려져있는 동네다.
원체 겁이 많은 성격이라 갈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가 이 동네에 산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몇년 전부터 런던의 예술가, 히피들이 이곳 쇼디치로 몰려들어서 위험하기만 하던 동네에서 힙하고 젊은 동네로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저녁늦게 돌아다니기에는 조금 위험하지만 낮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활기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쇼디치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보이는 Costa 커피.
얇게 입고 나갔는데 날씨가 흐릿하고 꽤 추워서 당황했다.
쇼디치로 가기 위한 오늘의 나의 루트는,
오버그라운드를 타고 West Hampstead역에서 Canonbury역에서 내려 환승해서 Shoreditch High Street역으로 가야한다.
오버그라운드에서 마주친 귀여운 강아지. 계속 나를 쳐다보길래 한 컷 찍어봤다.
환승할 곳인 Canonbury역에 내렸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날은 열차 운영을 안한다고 한다.
목적지인 쇼디치에 가기 위해서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한 정거장 더가서 Dalston Kingsland역에서 대체 운영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얼떨결에 도착한 Dalston Kingsland역. 내리자마자 분위기가 다르다는게 느껴졌다.
좋게 말하면 동네가 좀 더 활기가 넘치는 것 같아보였다. 길거리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면서 호객하는 사람들도 많고 전반적으로 시끌벅적한 느낌이었다.
드디어 도착한 쇼디치. 젊은 예술가들의 동네답게 정말 거리 곳곳이 다 그래피티(Graffiti)로 가득하다.
낮이라 그런지 위험한 느낌은 전혀 못받았고, 괜한 걱정을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태원 50%, 홍대 40%, 동묘 10% 정도씩 섞여있는 느낌이다.
쇼디치에 도착해서 첫번째로 향한 행선지는 바로 베이글 베이크(Beigel bake). 오기전에 잠깐 찾아보니 쇼디치에서 유명한 가게라고 한다. 24/7 운영하는 가게라고 하는데 심지어 가게 밖까지 줄을 길게 서 있어서, 직접 먹기전까지는 '굉장한 맛집'일 줄 알았다. 옆에 있는 베이글 샵(Beigel shop)도 두번째로 유명하다는데, 비슷한 맛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주문한 건 Salt Beef Sandwich. 이게 이 집 시그니쳐 메뉴라길래 시켰는데, 재료가 특별한 건 없었다. 빵, 소고기, 피클, 머스타드 소스로 툭툭 얹어서 한 10초만에 만들어 준 것 같다. 줄이 굉장히 길었는데도 회전률이 굉장히 빨라서 금방 먹을 수 있었다. 솔직히 맛은 그닥 맛있진 않았다. 가격이 굉장히 저렴했고 양이 되게 많다는게 장점이지만 맛때문에 사먹는 것 같진 않았다.(음식에 진심인 한국인 여기 한명.)
쇼디치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그래피티인데, 정말 동네 곳곳에 그래피티가 다 되어있다.
지드래곤(G-dragon) 삐딱하게 도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한다. 예전에 들었을 때는 몰랐는데, 다녀오고 나서 다시 보니 쇼디치의 이곳저곳이 담겨있었다.
쇼디치 내에는 이런 빈티지 마켓이 엄청 발달되어 있다. 앞에서 이태원 50%, 홍대 40%, 동묘 10%라고 말했는데, 그 동묘 10%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패피라면 굉장히 좋아할만한 곳이라고 생각된다. 동대문 지하상가에 온 것 같기도 하고 묘한 느낌의 장소였다.
빈티지 마켓을 구경하다 보면 길거리 음식을 파는 곳과 연결되어 있는데, 브라질부터 동남아음식, 중국, 일본, 우리나라 등 많은 음식을 판매하고 있다. 아까 먹은 별로 맛은 없고 배만 부른 샌드위치 때문에 여기서 먹지 못한게 너무 아쉬웠다.(제발 이 글을 읽으신다면, 베이글 가게 가지 마시고 여기서 드세요. 안먹어봤지만 뭘 먹어도 거기보단 맛있을 거에요.)
지하철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견한 한국 식당. 런던 속 한국 찾기!
여담이지만 여기 지내면서 한가지 느끼는 점은, 정말 편향된 애국심(소위 국뽕...)이 아니라 우리나라 음식이 하나의 카테고리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말 안해도 다들 알고계시듯 영국은 음식으로 유명한 나라가 아니다 보니, 세계 각국의 맛있는 요리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 중국음식이나 일본음식은 진작부터 자리잡아서 어딜가도 찾아볼 수 있고, 인도, 태국, 중동 음식 역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한국 음식도 슬슬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얼마전 템즈강에서 우버 보트를 타면서 본 광고에도 한국 음식이 나와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두유노 김치?)
걱정했던 것 만큼 낮에는 무서운 동네는 아니었다. 우리가 홍대, 이태원을 낮에 가면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듯 이곳도 그랬다. 그렇지만 저녁에 가면 술 취한 사람들도 많고 외국인도 많다보니 우리 역시 홍대, 이태원이 막 안전하다고 느끼진 않듯 여기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볼거리가 많고 먹을거리도 많아서 시간이 된다면 한번쯤 구경 와볼만한 곳인 것 같다.
(베이글 가게는 별로다. 정말 먹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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