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다분히 어그로성이 짙은 제목이긴 하지만 딱히 이번달 수익이 급등한 현상을 제목으로 적절하게 표현할 방법이 이것 밖에 없었다.
내가 몇몇 POD포스팅에서 지나가는 말로 몇차레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디자이너로 일을 처음 시작한 건 2016년.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한 프로젝트를 위해 정말 수많은 소스를 만들거나 수정해서 사용하곤 한다. 일러스트레이션, 아이콘, 폰트, 이미지 등 수많은 소스를 수정해서 사용하는데, 시간을 많이 들인 것에 비해 한번 사용되고 마는 이 소스들이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소스들을 그냥 내 컴퓨터에 썩히긴 아까우니, '한번 디지털 파일 판매 플랫폼에 올려보자'라고 한게 계기가 되었다. 꼭 이 소스를 팔아야겠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그냥 내 소스를 나중에 내가 편하게 다운받을 수 있게 쓰는 클라우드 창고 같은 느낌으로 업로드를 시작했다.
2016년 8월 부터 업로드를 시작했는데, 첫달 Total Paid 에는 기록이 잡히지 않지만 Total Earned 에는 9.1달러의 수익이 발생했다. 어? 내가 만든 소스가 팔리네? 그리고 이게 돈이 되네? 라는 생각을 처음하게 됐다. 그리고 처음 느껴본 세계에 희열을 느껴 더 파고들었고, 퇴근하고 나서도 주말에도 열심히 업로드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들이 대부분 그렇듯, 내가 열심히 한다고 수익이 드라마틱하게 증가하진 않는다. 오히려 첫 해인 2016년보다 수익이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보통 이 부분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정이 식고, 포기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나도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어차피 그 목적이 내 데이터 파일을 저장하는 목적이었기에 신경쓰지 않고 꾸준히 올렸다. (이 부분이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하는 것). 8월의 수치만 치솟은건 플랫폼 측에서 판매수치 오류로 인해 지난 지난 4월부터 7월간 누락된 판매액을 8월에 정산해줘서 그런 것이고, 그 뒤로도 쭉 더 낮아지는 수익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이 되고 연초까지만 해도 기존과 비슷한 수익을 내게 주고 있었다. 그러다 맞이한 5월. 처음으로 월 수익이 100달러를 돌파한 영광적인 순간이었다. 어찌보면 되게 작은 금액이지만,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잠을 자고 있어도 돈을 번다는 경험이 내게는 충격적이었고, 100달러라는 금액이 주는 상징성이 내게는 크게 느껴졌다. 5,6,7월까지는 100달러를 넘다가 다시 그뒤로는 그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업로드를 이어나갔다. 그래도 17년 대비 50달러를 못넘던 수익이 이제는 안정적인 50달러 이상의 수익권으로 진입했다는 게 인상적이다.
2019년 1월도 100달러를 넘지 못하다가, 2월달부터 100달러를 넘는 수익이 다시 찍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래프에서 보면 알다시피 2월달 이후로는 다 100달러를 넘는 수익이 발생했다. 꾸준히 업로드 하고는 있었지만, 사실 이 시점부터는 한달에 한두번만 날잡고 업로드를 하고 따로 홍보도 하지 않고(어차피 할래야 할 수가 없지만) 거의 방치수준인데, 매달 차곡차곡 달러가 쌓이는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다.
2020년. 몇년치의 데이터가 쌓이다보니 연초 1월은 항상 수익이 낮은 편인 것같다. 역시나 작년과 같은 흐름을 보여주다가, 갑자기 2월에 처음으로 200달러를 돌파했다. 정말 상상도 못했다. 물론 3월에는 바로 급감해서 다시 100달러대의 수익을 줬지만, 그뒤로도 틈틈히 200달러를 넘었다 안넘었다를 반복하다가, 8월 이후로는 안정적으로 200달러를 넘게 수익을 안겨줬다.
2021년은 평균 200달러 이상을 벌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수익이 안정적으로 변했다. 물론 6월,7월이 200달러에 살짝 못미치긴 하지만 지난해 처럼 큰 편차가 있지 않아서 어느정도 안정권에 도달한 것 같다. 역시나 이때도 따로 업로드를 하긴 하지만 자주 하진 않고 거의 방치상태인데, 차곡차곡 수익이 쌓이고 있다.
그리고 2022년 올해의 수익. 첫해부터의 그래프를 쭉 살펴보니, 어느정도 패턴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다가 한번 쭉 치고 올라간 뒤 다시 그 수익이 유지되는 모습이다. 근데 이렇게 높은 수익이 발생할 줄 정말 몰랐다. 지난 달 대비 두배 가까운 수치인 440달러를 보고 기쁜 마음보다는 어안이 벙벙했다. 솔직히 200달러라고 해도 원화로 환산하면 25만원 안팎의 수익이라 그냥 용돈 정도라는 마음가짐이었는데, 400달러라는 수익은 월 50만원 정도라서 체감되는 느낌이 확 다르게 느껴졌다. 월세를 내는게 아니라 내가 버는 느낌? 내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파이프라인이 이제 구축이 되는 느낌이랄까. 온라인 건물주라는게 이런 느낌인 것 같다. 내가 만들어 놓은 디지털 파일들이 온라인에서 판매가 되어 내게 월세를 벌어다 준다.
물론 앞으로도 400달러의 수익이 꾸준히 날지는 모르겠다. 이러다 다시 툭 떨어져서 200달러로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50달러에서 100달러가 됐을 때, 100달러에서 200달러가 됐을 때와 같이 한번 수익이 올라가면 유지가 되는 걸로 봐선 앞으로도 그렇게 진행되지 않을까 추측중이다. 더 깊게 설명하자면 왜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할 수 있지만, 지금 그렇게 설명해봤자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테니 여기까지 하려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난해부터 나도 새로운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해 POD서비스를 꾸준히 하고 있고 되게 고전하고 있다. 이 플랫폼 대비 들인 시간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투자했는데, 결과는 훨씬 좋지 않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위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난 앞으로도 꾸준히 할 예정이다. 결국 꾸준히 하다보면 데이터는 쌓이게 되고 수익은 늘어난다. 조급함과 빨리 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면, 나도 금방 지쳐 포기해버렸을 거다. 이러한 파이프라인을 지치지 않고 계속 늘려나가다 보면, 언젠간 자동화수익이 월급을 넘어서는 시기가 오게 될 것이고 그때가 되면 지금처럼 이 '돈'이라는 '수단'에 연연하지 않으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내가 사용하고 싶은 시간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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